“생존이 죄가 된다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 텍사스촌 성노동자 집회
▷텍사스촌 철거민 대책위원, 생존권 보장과 이주 대책 촉구
▷ 11일 신월곡 1구역·성북구청에서 집회 열려
11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촌 철거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주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전희수 기자 = 11일 오전 9시 30분께부터 낮 11시께까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촌 철거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주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텍사스촌’이라 불리는 미아리 집창촌은 2023년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재개발이 추진 중인 신월곡 1구역에 위치한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4월부터 텍사스촌 철거민 등에 대한 명도 집행을 실시하며 강제 철거에 나섰다. 지난 10일에는 대책위의 반발로 3차 철거가 무산됐다.
이날 신월곡 1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대책위는 “대책 없는 개발 사업, 투쟁으로 쟁취하자. 신월동 1구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한 대책위원은 지난해 불법 사채업체의 협박에 죽음으로 내몰린 싱글맘 A씨의 발언문을 대독했다.
“낮에는 한 아이의 엄마, 밤에는 성 노동자다. 제 아이가 첫 돌도 맞이하기 전에 아이 아빠의 외도로 이혼을 했다. 한부모 가정 지원금은 고작 한 달에 31만 원뿐이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성 노동자의 길로 발을 내딛는 것이 부끄러워야 하고, 욕을 먹어야 하고, 손가락질을 받으며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입니까”라고 전했다.
또 그는 “자격증 하나 없이 배움이 부족해서 식당에서 온갖 궂은 일을 다 해도 한 달에 200에서 250만 원 남짓이며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월세와 공과금 등 생활비가 들어가고 경제는 날이 갈수록 버겁다”며 “나라에선 출산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친부에게도 버림받은 아이를, 내 배 아파서 낳은 내 자식을 버리라는 겁니까”라며 “아득바득 웃음과 몸 팔며 내 자식, 병든 내 부모의 생계를
책임지겠다는데 직업이 무슨 상관입니까? 저는 제 아이에게, 제 부모에게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계형 성매매인지, 비생계형 성매매인지 모르겠다면 직접 집장촌으로 와서 보라”며 “저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가족의 귀한 딸로서 전혀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며 “성 노동자도 떳떳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저 역시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생존이 죄가 된다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라고 호소했다.
고 A씨의 발언문에 따르면, 그는 이혼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7,900원짜리 티셔츠 한 장을 샀다. 만 원이 채 안 되는 옷을 두고도
사치를 부리는 건 아닌가 수백 번 고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를 기리며 대책위 대표는 “그동안 소외되고 인권이
말살당하는 환경에서 살았지만 성노동자들 곁에는 지원하고 격려해 주는 시민연대와 이를 알리는 언론인이 있다. 절대 기죽지 마시고 끝까지 투쟁하시기
바란다”며 “신월곡 1구역 조합원은 성 노동자와 주거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이주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제2, 제3의 A씨가 나오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해 성노동자들이 이주 대책을 마련하고 웃으며 서로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아프지 말고, 지치지 말고, 울지 말고 투쟁하자”고
말했다.
대표의 발언에 대책위와 시민단체는 눈물을 훔치며 “공권력은 공갈·협박으로 한 강제 이주를 중단하라”며“생존권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구호를 외쳤다.
대책위측은 “우리는 감정 노동자이자 성노동자”라며“생계를 위한 성매매를 없애기 위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오전 11시 40분부터 신월곡 1구역에서 성북구청 앞으로 이동한 미아리 텍사스촌 철거민 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는 성북구청 측에 철거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이주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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