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질주 외친 트럼프…유가 105달러·금리 5%에 흔들리는 시장
▷트럼프 “AI 속도조절은 중국만 기뻐할 일”…기술 패권 경쟁 전면화
▷브렌트유 105.68달러·美 10년물 장중 5% 돌파…9월 FOMC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
생성형 AI(Gemini)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미국 증시가 AI 기대와 물가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개발 속도 조절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기술 패권 경쟁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장은 유가 상승과 국채금리 부담을 더 민감하게 반영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돌파했다. AI가 성장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에너지 충격과 금리인상 가능성이 위험자산을 압박하는 구도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일부 기업인들의 AI 개발 속도 조절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음모”가 있으며, 이를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또 AI 분야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과 다른 국가들을 계속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속도조절 논쟁, 기술 패권 이슈로 확대
AI 개발 속도 조절론은 단순한 산업 논쟁을 넘어 미중 경쟁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AI 개발 속도 조절을 주장한 데 대해 중국을 표적으로 삼는 ‘냉전시대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오픈AI의 그레그 브록만 공동창업자는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대상은 최고 성능 모델을 개발하는 일부 기업에 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입장에서는 이 논쟁이 양면성을 갖는다. AI 개발을 늦추면 막대한 투자비를 줄이고 기존 모델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Financial Times도 AI 속도 조절이 투자자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속도 조절은 중국이나 오픈소스 진영에 추격 기회를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개발 경쟁을 안보와 패권의 언어로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AI 기대만으로 시장을 떠받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날 미국 S&P500지수는 0.48% 하락했다. AI 개발 속도 조절 논쟁과 국채금리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 Stoxx600지수도 유가 상승과 미국 증시 약세 영향으로 0.49% 떨어졌고, 한국 KOSPI는 3.26% 하락했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유가 105달러 돌파…금리인상 우려 자극
시장 불안을 키운 더 직접적인 요인은 유가다.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피격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이란과 걸프만 국가들의 통항 재개 회담 연기, 미국이 호르무즈 개방보다 대이란 경제·군사 제재에 집중할 것이라는 보도 등이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신속하고 절박하게 합의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끝나면 유가가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은 당장의 공급 차질과 중동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했다.
국채시장도 흔들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가 4.99%로 마감했다.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이로 인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CME FedWatch는 9월 FOMC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94.5%로 제시했다. 달러지수도 0.34%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FOMC는 ‘결정’보다 설명이 중요
9월 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결정이 박빙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8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관세 인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일시적 요인, AI 투자 확대에 따른 생산성 개선 가능성이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중장기 흐름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다.
중앙은행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블룸버그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그동안 유가 충격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통화정책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중동전쟁발 에너지 충격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기존 대응 방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ECB에 이어 연준과 일본은행도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본은행 역시 변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 관계자들은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3.01%로 2bp 상승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48% 하락했지만, 일본은행의 긴축 기조는 향후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결국 시장이 마주한 핵심은 AI 경쟁과 물가 충격의 충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 속도 조절을 패권 경쟁의 후퇴로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유가 105달러와 5%에 근접한 장기금리를 외면하기 어렵다. AI가 성장 기대를 만들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물가와 금리를 밀어 올리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커진다. 이번 FOMC에서 중요한 것은 금리인상 여부만이 아니다. 연준이 고유가와 AI 투자, 관세 부담을 어떤 논리로 해석하고 시장에 설명할지가 향후 금융시장의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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